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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8 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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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寓話(4) 도둑들 이야기
#1 피토한 견공
“나는 공정했어. 동물세계 전문가들 천 명 중에서 복권 추첨식으로 뽑힌 평가단 열한명도 기술자격 면에서 5점차로 앞선 밍크족 기술을 만장일치로 선택했어. 그런데 새로 바뀐 두목이 발표를 못하게 해. 그러더니 하마족 기술을 선택하라는 거야. 이건 아니지. 그게 되는 일이야?”
얼마 전까지 동물우리 수천 채 값이 들어가는 ‘소문난 시설’을 짓기 위해 업자선정 임무를 맡았던 견공 호로씨는 핏발선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같이 쌉싸름한 단 물을 나누던 야생 호랑이 두 마리는 영문을 몰라 숨을 죽인 채 호로씨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말을 듣지 않으니까 내 업무를 뺏어서 소문난 시설이 뭔지 생판 모르는 애한테 업무를 맡긴 거야. 허수아비를 하나 세운거지. 시간에 쫓겨서 밤잠을 못자고 그 일을 했는데.. 내가 너무나 억울해서 피를 토했어. 병원에 입원했더니 나더러 아무생각 말고 쉬래. 제기럴! 이참에 다 버리고 아주 쉬어야 하나?”
야생 호랑이가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대장이 하마족 한테 뭘 받았나? 얼마나 될까?”
“내가 이대로 당할 줄 알아? 내가 입을 열면 그 도둑놈은 죽어!” 호로씨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리고 침묵이 흐르자 야생 호랑이가 안달이 나서 물었습니다.
“차 암! 답답하네. 어쩌라는 거야. 말을 꺼냈으면 속시원하게 끝을 봐야지?”
호로씨는 야생호랑이들을 물끄러미 살피더니 자세를 고치며 말했습니다.
“때가 되면 털어 놓을게. 그 때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뭐.” 호로씨가 입을 닫고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 뒤 그들은 하릴없이 헤어져야 했습니다.
#2 말도 안 돼, 설마!
호로씨를 부른 부대장이 물었습니다.
“왜 발표를 안해? 시끄럽잖아.”
“이미 평가가 끝나서 밍크족을 사업자로 선정해야 하는데, 하마족이 자기들이 점수가 높은 것으로 되어있는 배점표를 가져왔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어떻게 자기들이 배점표를 작성할 수 있습니까?”
“거 무슨 소리야? 묻는 말에 대답은 않고”
“하마족이 그 배점표를 제 상사에게 전하라더군요. 저는 웃기지도 않았지만 상사에게 전했고, 두목한테 가져갔는데, 두목께서 하마족이 유리하게 그냥 처리하라고 말했다더군요.”
“뭐야! 당신 장난하는 거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부대장이 두목을 만났습니다. “두목님, 소문난 시설 업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발표를 하지 않아서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담당을 만나서 어찌된 일인지 물었더니 엉뚱한 소리를 하더군요.”
부대장의 보고를 듣던 두목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습니다.
“뭐야? 당신이 뭘 안다고 나서? 가서 당신 할 일이나 해!”
부대장을 내보내고 두목은 곧바로 호로씨의 상사를 불렀습니다.
“그 소문난 시설 담당, 당장 대기시켜요!”
“넵!”
#3 협박편지
몇일 뒤 호로씨의 상사는 편지 한 장을 가져와 두목에게 건넸습니다. 편지를 읽는 두목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편지는 호로씨가 작성한 것으로, 소문난 시설 업체 선정 절차의 전말과 대장이 하마족으로부터 얼마를 받았고 또 얼마를 받기로 약속했는지를 전부 알고 있으며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협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호로씨는 계속 자신을 핍박하면 자폭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성질이 급한 두목은 덜컥 협박편지에 대해 자체조사를 시켰고, 자체조사를 벌인 충복 견공은“협박편지 내용의 전반이 사실로 확인됐으며 호로씨의 의지가 너무나 완강하다”고 보고했습니다.
두목은 호로씨를 불러 말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견공이 뭐 있겟습니까. 내가 뭘 요구할 수 있는 입장입니까? ” 호로씨는 딴전을 피우며 말을 씹어 뱉었습니다. 대장은 한 숨을 쉬고는 얼른 비굴한 표정으로 고치며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우선 다른데 가서 잠시 기다리고 있어. 이목도 있고 하니 정기인사 때 까지..”
호로씨는 대꾸도 않고 일어섰습니다. 대장은 걸어나가는 호로씨의 등 뒤에 대고 말했습니다.
“각별히 입조심하고!”
#4 도둑들의 승전보
이틀 뒤 이빨이 썩어 문드러지고 배가 올챙이처럼 튀어 나온 호랑이 한 마리가 두목을 방문했습니다.
“두목님, 호로씨가 나하고 같은 동문인데 몇 일 전에 만났었습니다. 소문난 시설 커미션을 두목이 받았다던가. 여러 가지 내용이 담긴 협박편지를 보여주더군요.”
“별거 아닙니다. 그 친구가 여러 가지 착각하고 잘못알고 있는 내용이죠.”
“아 두목님도 알고 계셨군요. 저는 혹시 두목님께 누가 될까봐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
그 뒤로 두목은 호로씨의 동문 호랑이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은전을 배풀었습니다.
그리고 호로씨는 정기인사 때 당당하게 승진하였고, 두목의 앞잡이가 되어 아주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무더운 여름입니다. 이 우화는 우화 일뿐으로 염천에서 더위를 식히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하였습니다. 부디 이 블랙 코메디가 독자 제현들의 주말을 시원하게 하는데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소통뉴스 편집국장 08-07-2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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