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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직면한 정읍농업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 정읍농업의 오늘과 내일
정읍시, 농협, 농민 협력체제 구축 ‘삼위일체 이뤄져야...’
- 이 글은 기사형식이 아닌 농업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한 기자의 주관적 입장이 담긴 주장형식의 내용입니다 -

최근까지 정부의 부실한 쌀협상을 비난하며 쌀농업에 막대한 피해를 예상하고 있는 정읍농민들의 가을추수철을 준비하는 마음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정부가 내놓은 협상안을 보면 쌀 관세화유예기간을 10년 연장하는 대신 쌀 의무수입량을 8% 가까이 늘려 이 가운데 30%는 가공용쌀이 아닌 밥쌀용으로 시장판매가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조만간 쌀가격의 대폭적인 하락은 불을 보듯 당연한 상황이다.
이처럼 쌀수입 개방이라는 거대한 해일이 밀려오고 있는 가운데 정읍시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제 정읍농업의 현실과 대처방안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시작으로 뚜렷한 해결안이 제시돼야 할 시점이다. -편집자주-


 ☞ 위기에 직면한 정읍농업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김제,익산에 이어 전북에서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고 있는 정읍시는 농가수입의 66%(2005년 농산물 기준)를 쌀소득에 의존하고 있어 쌀수입 이후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정읍시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순환농업이라는 카드를 전략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생산보다 중요한 판매를 위해 농산물유통주식회사라는 시민기업을 행정과 농협, 그리고 농민들의 순수지원을 통해 만들어 냈다.

또 민선3기에 탄생한 ‘단풍미인’ 브랜드는 이제 정읍시를 상징하는 농산브랜드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며 새로 취임한 강광 시장의 농촌살리기에 대한 열망 등은 긍정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정읍농업의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려는 노력도 회생시킬 뚜렷한 대책도 가시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행정과 농협이 만들어가려는 농업회생 전략이 현실적 대안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농민들의 반응이다.

대부분 쌀소득에 의존하고 있는 농민 박모씨(이평 48)는 “UR 협상 이후 농산물 시장개방이 가속화 된 10년 동안 정읍농업은 오히려 퇴보했다. 농사를 지으며 시골에서 살아가는 우리도 언젠가 밀어닥칠 쌀개방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민선시대 정읍시는 강 건너 불 보듯 대처해온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농민들의 불만처럼 농업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인식하는 농도정읍은 그야말로 위기의 끝자락을 붙잡고 서 있다.

여기에 지난 10년간 농가인구는 급속히 줄고 있으며 농업경영과 생산을 책임지는 농업경영주는 65%이상이 60세 이상의 고령이다.
이처럼 젊음을 잃은 농가들의 취약한 가족구성과 현 실태는 자칫 농가가 영농을 그만둘 경우 농촌은 커다란 위기에 처할 것이다.

앞서 밝혔듯 농업생산 및 농가생산 구조가 미곡중심인 정읍농가 경제의 취약함은 쌀개방의 가장 큰 피해를 맞을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다.
이에 정읍시는 거창한 담론을 앞세운 대안이 아닌 현실적인 즉 눈앞의 일부터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김제시 지평선쌀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순도 높은 고품질 벼품종을 정부로부터 철저히 지원받아야 되며, 재배과정에서 질소사용량을 더욱 줄여야 할 것을 농민들에게 알려야 된다. 여기에 국산 고품질 벼 품종인 일품벼를 저비료, 저농약에 의해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다음 고품질 유지를 위해 최적 상태에서 수확, 적정 건조와 저장을 해야 한다. 또 금이 가거나 깨진 쌀을 제외한 완전미의 비율은 98% 이상으로 가공하며, 수요에 따라 백미 가공과 청결 세척 후 시중 유통을 여름에는 15일, 겨울은 30일 이내로 한정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쌀 생산자 역시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대처해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제는 막연한 애향심을 기대하며 우리 고장 쌀을 먹어달라는 호소는 이제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수 없게 됐다.

농업인 스스로 소비자의 욕구를 읽어내고 그 욕구에 맞는 잘 팔리는 쌀을 생산해야 한다.
소비자가 한 번이라도 우리 제품에 눈을 돌리고 타 지역의 제품과 심지어 수입쌀에 눈을 맞출 경우 눈을 다시 되돌리기에는 더욱 피 말리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이것이 행정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이 정읍농업의 현실을 올바로 분석하고 정읍농업의 실천적 과제를 하루빨리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예산확보가 가장 시급한 당면문제
김완주 도지사는 쌀문제 해결을 위한 쌀소득직불제의 고정직불금의 현실화와 밭농업직불제 즉시 도입 등을 내세우며 도내 전체농업문제를 아우를 수 있는 쌀 전담팀을 구성하고 전북쌀을 세계 최고의 쌀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강광 시장은 공적과 사적인 자리를 가리지 않으며 정읍농촌살리기에 민선4기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공언하고 역시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는 민선3기가 추진한 농업정책의 큰 틀을 토대로 농업행정을 이어가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얼마 전 취임100일 기념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강 시장은 전임 유성엽 시장이 의욕적으로 내세운 ‘돌고 도는 환원순환농업클러스터’ 사업을 계속 끌고 갈 것과 유통주식회사를 적극 지원할 뜻을 밝혔다.

이에 시는 사업의 일환으로 올 연말까지 농산물유통시스템구축 및 왕겨자원화 사업, 단풍미인쌀 가공시설 현대화 사업 등 모두 6개 사업에 2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도 6개 사업에 25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를 통해 경종농업의 자원 순환을 통해 단풍미인 명품화를 꾀하고 농산물유통시스템을 통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고객관리에 나서는 한편, 정읍시농산물 직거래망 기반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농민들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정마인드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굵직한 예산확보에 있다고 말한다.

언제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RPC현대화와 이를 통한 쌀 역수출을 위해서는 농업기반 전체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영섭 의원은 행정질의에서 수질이 좋지 않은 고부천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단풍미인쌀의 내막부터 개선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고품질쌀을 생산하기 위해 절대적인 수질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성엽 전 시장은 매년 4~50여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예산이지만 막상 농민들에게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는 쌀농가 논농업 자체직불금 지원을 없애고 차라리 RPC를 현대화하자고 줄곧 주장했지만 농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히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수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농협관계자는 “제 아무리 뛰어난 농업정책이 마련돼 있다하더라도 예산이 없으면 추진해나가기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단풍미인쌀’이 대안인가?
단풍미인쌀 이전에도 ‘전봉준장군쌀’ 등 시차원에서 지원한 쌀이 있었지만, 행정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적극적으로 단풍미인쌀처럼 노력을 기울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일부농민들은 정읍시가 지나치게 단풍미인쌀 브랜드에 집착하고 있다는 의견을 던진다.

고품질쌀 브랜드화 추진은 전국적 현상이지만 이미 단풍미인쌀은 1등 경쟁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정읍 전체쌀 이미지 개선부터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배농민들은 도내지역 간 산재한 브랜드쌀 가운데 1등품을 자랑하는 단풍미인쌀이 시장과 소비지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주원인을 유통의 전략부재를 손꼽고 있다.

실제 정읍시는 부도일보직전인 회사(쌀 관련업체)를 지원한 뒤 회사의 부도로 인한 이미지손상을 경험한 바 있으며, 단풍미인쌀의 직거래를 위한 거점 RPC 미확보 등으로 다양한 직거래를 이뤄내지 못한 경험을 안고 있다.
또 불과 3년밖에 안된 브랜드가 대형매장에서 경기미 등과 비교해 월등하게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형매장을 벗어난 다양한 유통전략이 필요하다고 유통전문가는 말한다.
여기에 홍보의 부재도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민선3기 당시 유 전 시장은 홀로 고군분투하며 단풍미인쌀을 판매한 공무원을 특별승진시켜 지탄을 받았지만 시장의 단풍미인쌀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곧바로 소멸되었고 개척을 일궈낸 대도시의 대형판매장에서는 단풍미인쌀이 구석에서 팔리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는 거래를 중단하는 판매장이 속출했다.

또한 정읍이 자랑하는 최상품쌀이 곳곳에서 헐값에 판매됐고 팔리지 않은 쌀은 다른 경로로 처분됐다는 의혹마저 꼬리를 물었다.
1등급 우유가 5등급 가격에 팔리고 다 팔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지역브랜드쌀 판매가 성과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농산물유통업 관계자는 “적자를 감수하고 다른 농산품의 판로를 위해 덤핑으로 팔아야만 했던 단풍미인쌀은 애물단지로 이미 전락했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여기에 단위농협의 무관심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단위농협장 선거 당시에는 “당선이 되면 단풍미인쌀을 제값에 받고 판로를 개척해 판매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표심을 유혹했던 조합장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합장들은 농협에 들어온 것을 금융회사에 대표가 됐다고 믿으며 농협이 커지는 길은 금융회사로서 더 많은 이윤을 누리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부류 이른바 ‘금융파’들이 농협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 농민들이 설비투자와 시설투자 등으로 농협에 빚을 지고 있는 상황을 이용하며, 가난한 사람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지역의 부패한 농협 금융파들이 실제 농촌사회의 권력자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조합장들이 무슨 쌀을 팔겠는가?
이들이 단 한번이라도 수도권에 올라가 판촉행사를 하는가?
단위농협장들부터 각성해야 한다.

행정 역시 실질적이고 균형 잡힌 홍보를 하지 못해 제대로 된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고 있 다.

지역이 배출한 유명연예인이나 자치단체장이 직접 등장하는 홍보전략 등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아 단풍미인쌀이 더욱 좋은 이미지로 상승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거창한 출발, 불안한 과정, 불확실한 미래 ‘농산물유통주식회사’
정읍시가 전국 최초로 시도한 농산물유통주식회사는 농민은 생산, 기업은 판매, 행정은 지원이라는 기본 취지를 바탕으로 올해 야심차게 문을 열었다.
이 분야의 국내 최초의 시민주식회사인 유통주식회사는 주주 3,223명으로부터 주당 1만원씩 14만주(자본금 14억원)를 모아 설립됐다.

하지만 유통주식회사의 내막은 외부에 보이는 것과 달리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한마디로 판매가 극히 부진한 것이다.

관계자는 “초기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해나가며 차츰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공무원들과 농민들이 직접 출자해 설립된 유통주식회사가 적자를 면치 못하며 적자를 주식으로 메워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주식회사의 실질적 대표인 농협조합에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불과 2명의 행정인원과 3명의 직원으로 꾸려가고 있는 유통주식회사의 모습은 벌써 반쯤은 기울어져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유통주식회사가 이번에는 야심차게 서울 도심한복판에 빌딩형 공장을 임대해 거점RPC를 세울 계획이다.

부족한 예산을 이미 확보하고 조만간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고 있는 유통주식회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시도는 획기적인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실패의 쓰라림을 맛볼 수 있는 행정의 전환발상이자 무모함일 수가 있다.

따라서 정읍시는 시민의 혈세를 투입한 이번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과 성공적 요인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사업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생각이다.
정운천(신지식농업인) 회장은 “생산자보다 고객(시장) 중심의 사고 혁명이 필요하다. 이제 농업도 작은 발상의 전환과 더불어 경영전략을 갖춘 생존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특산품부재 언제까지...
그동안 정읍시가 내세운 지역농특산품 가운데 끝까지 성공을 거둔 경우는 드물었다.
복분자가 고창 최고 특산품이 되는 것을 지켜보며 뒤늦게 오디를 특산품으로 내세웠지만 생산, 판매에 실패했고 고추, 참외 등을 지역대표 농특산품으로 내세우는데 실패를 거듭했다.

최근에는 자생차단지 조성과 포도육성 계획 등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은 항상 나아갈 방향만을 제시해놓고 이후 여건조성마련과 철저한 지원책을 내놓지 못했다.

실제 지난여름 물량조절을 예측하지 못해 복분자 농가들로부터 원성을 들은 행정은 되살아난 정읍복분자의 유통과 판매전략, 지원 대책을 놓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농특산품 개발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정읍은 외지인들로부터 정읍을 상징하는 농특산품은 ‘무엇인지 모른다’는 말을 듣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저것 건들리다 안 되면 그만이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는 농특산품 개발은 이제 행정과 농협부터 발상의 전환을 가져야 할 때다.

또한 성공적 농업정책에 대한 가장 훌륭한 대안마련은 펜을 굴리는 교수나 연구진보다 현장에 땀 흘리고 있는 농민들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된다.

이 기사는 정읍뉴스에서 송고되었습니다.

정읍뉴스 김성혁기자 06-10-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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