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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해체하라
지난 대선의 특징 중 하나는 신화적 인물인 이명박·문국현 두 후보가 출마 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최근 그들의 위상을 보면 선거에서 신화에 이끌려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인지 잘 가르쳐 주고 있다. 아울러 대중을 상대로 하는 ‘신화조작’에 더 이상 현혹되지 말고 경계해야 한다는 것도 함께 일깨워주고 있다.
신화의 일반적인 의미는 신비적이고 초자연적인 힘을 나타내는 고대 그리스·로마신화나 단군신화 등을 가리킨다. 그렇지만 신화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현상이나 사건 그리고 거기에 내재된 숨은 의미를 말하기도 한다. 신화는 더 이상 먼 과거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집단을 이루고 사는 인간들에게 계속 창조되는 것이며 신화로 부각될 요소들은 인간사회의 표면과 이면에 수없이 잠재되어 있다. 우리사회는 끊임없이 신화를 만들어 낸다. 가령, 한강의 기적이나 대우의 신화, 현대의 신화, 삼성의 신화 등은 자본주의 규범을 공고히 하기 위해 태어난 신화들이다.
지난 대선에서 일부언론과 보수진영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해 ‘신화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명박 신화’는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을 먹으며 요새처럼 견고해져 어떠한 공격에도 흔들림 없는 절대적 신화가 되었다. 철옹성을 구축한 이명박 신화는 결국 BBK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보수세력에게 권력을 안겨주었다.
신화의 위력은 그것을 믿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비합리적으로 구속하여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쉽게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신화는 대중의 사회와 국가에 대한 열망을 에너지로 갖고 있다. 따라서 신화적 인물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조금이라도 틈이 생길 때 신화는 여지없이 해체되고 대중은 신화에 열광했던 만큼 비정하게 등을 돌리게 된다.
최근의 경제난과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이명박 신화의 추락은 신화의 메커니즘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기획된 ‘경제대통령’의 신화 앞에 ‘고소영 내각’, ‘강부자 내각’ 등 온갖 도덕적·윤리적 하자에 눈을 감았던 국민들은 급속히 악화되는 경제난에 ‘이명박 OUT'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던진 수많은 사람들은 “내 손목을 자르고 싶다”며 뼈저린 후회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신화가 만들어지고 전파되는 양상을 이해한다면 그렇게 자책할 일이 아니다. 그만큼 신화제작은 치밀하고 교묘히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민주주의와 지속적인 국가의 발전을 위해 더 이상 신화에 속아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신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신화 속에 은폐된 의도나 이데올로기를 찾아낼 수 있는 ‘신화해체’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신화제작자’는 일부 저널리스트, 권력자, 지식인 등을 가리킨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사는 우리 사회에서 원시사회를 상징하는 신화가 작동된다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가 건강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신화적 인물에 대한 우리의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개인으로서 이룩한 특별한 성취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신화를 가져오게 한 업적들은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이며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집착하여 얻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신화가 다른 것과의 차이점 때문에 형성된다고 볼 때 신화적 인물은 일반인과 비교하여 다른 점이 많은 ‘이상한 사람’이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읽고 필요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지도자라고 할 때 신화적인 존재 보다 일반 국민과 공통점이 많은 인물이 오히려 지도자로서 적합하다. 이제 공직선거가 있을 때마다 더 이상 “신화는 없다”고 되뇌며 신화를 거부해야 되지 않을까?


전라북도의회 의원 배승철 08-06-1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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