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요즘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특정한 개념이 결합된 'oo 마케팅'이라는 표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소통뉴스는 이같은 이른바 '마케팅 세상' 속에서 '지역 마케팅'의 개념을 총 5회에 걸쳐서 살펴 보고, 익산이라는 브랜드가 익산의 전 산업을 지원하는 마케팅 활동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데 기여코자 한다.

국내외에서 지역이 상품화 된 사례
국내에서 보면, 1980년대의 드라마 '모래시계'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동해안의 작은 어촌 정동진을 관광명소로 만들었다. '욘사마' 열풍을 만들었던 드라마 '겨울연가'는 춘천과 남이섬을 일본 여성팬들의 필수적인 관광코스로 만들었다. 새들조차 쉬어간다는 오지였던 문경은 '태조 왕건'의 드라마 세트를 유치하여서 고려의 흔적을 담고 있는 고장이 되었다. 전남의 '함평'과 '보성'은 각각 '나비축제'와 '녹차라는 특산품'으로 엄청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북의 산간오지 '순창'은 전통적 특산품인 고추장을 앞세워 장류(醬類)산업의 메카를 꿈꾸고 있다.
해외에서 보면, 청정 자연과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포도 산지인 프랑스의 코냑 지방은 지명(地名) 자체가 고급 와인의 브랜드가 되었다. 이탈리아의 밀라노는 세계의 고급 패션산업의 중심지가 되었고, 서양 역사의 중심지로서 권력과 종교적 권위의 상징이었던 로마는 영화 '로마의 휴일' 상영 이후 낭만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인 뉴질랜드의 '마타마타' 등 여러 지역이 엄청난 관광효과를 경험했다.
이와 같은 사례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 바로 그 지역만의 독특한 매력을 개발하여서 경제적 효과와 연결시키는 '사람들의 노력'이다.
마케팅은 조직적인 경쟁활동이며 성과지향의 통합적인 노력
마케팅(marketing)이란 것의 의미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은 개념이다.
소통뉴스는 이번 기획에서 '마케팅이란 소비자가 존재하는 시장에 접근하여서 고객을 창출하고 유지하며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일체의 과정과 방법'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경영학에서 정립된 '경쟁환경분석 - SWOT(강/약점, 기회/위기)분석 - 시장세분화 - 목표시장 설정 - 포지셔닝 - 마케팅 전략 수립 - 마케팅 믹스'라는 방법론을 활용하여서 지역마케팅을 살펴보고자 한다.
결국 마케팅은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조직적인 활동이며, 이를 통하여 구매활동을 유발시켜서 경제적 성과를 얻기 위한 통합적인 노력이다.
지역의 매력, 지역 구성원의 개별적인 노력의 합 보다 훨씬 큰 위력 발휘
'지역'이란 것은 자연 경관(景觀), 입지 조건, 유적, 지역 특산품 등과 같은 유형의 요소와 함께 문화, 역사, 인물, 신화와 전설, 영화.드라마. 소설 같은 문화상품이 만들어내는 이미지 등 무형의 요소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진다.
지역은 지역의 산물(産物)과 관광 등을 통하여 그 자체적으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함은 물론 이미 형성된 '지역 이미지'가 지역의 모든 산업의 강력한 경쟁력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즉, 한 번 형성된 '지역 이미지'는 그 지역의 매력은 물론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과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지역'이라는 공간이 시대를 살아 온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역사성, 그리고 이런 공간과 시간을 현재에 맞게 재해석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사람들과 합해질 때, 지역은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된다.
자치단체나 기업, 개인의 개별적인 노력으로는 만들기 힘든 '지역의 매력'은 그 지역의 전체 구성원의 개별적인 노력의 합(合)보다 훨씬 큰 위력을 장기적으로 발휘하기 때문에 지역마케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산업연계 브랜드, 축제효과, 역사와 정신 접목 효과 성공사례 지천
지역마케팅은 일반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vacation marketing)과 산업활동의 진작을 위하여 장소의 개발사업을 포함하는 마케팅(business site marketing)으로 구분된다.
전자(前者)가 주로 자연경관, 유적, 문화상품 등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면, 후자(後者)는 주로 상업용 건물, 컨벤션 센터 등 사업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현재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지는 지역마케팅의 사례들을 보면 양자(兩者)가 혼합된 상태로 진행되는 경우도 매우 많다.
독일의 베를린에 소니(SONY)가 건설한 '소니 센터'나 뮌헨에 레고(LEGO)사가 만든 '레고 랜드'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지역마케팅이 성공적일 경우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크다.
전남 함평군의 '나비축제'는 관광자원이 빈약한 지역이 독특한 테마의 축제를 성공시킴으로써 놀라운 경제적 성과를 올린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 약 3만8천명, 1년 예산액 1,800억원(재정자립도 11.1%)로서 낙후지역 중 하나인 함평군은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서 1999년부터 '함평나비축제'를 개최하였다. 축제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1주일도 안 되는 축제기간 동안 200만명이 찾고 1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고 있다. 나아가 함평은 총사업비 353억원(국비 71억원)이 투자되는 '2008 함평세계나비.곤충 엑스포' 개최를 목전에 두고 있어서 축제 시작 9년만에 제2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함평군은 성공적인 지역마케팅을 통하여 관광산업 뿐만 아니라 청정 이미지 구축을 통한 농축산물 판매증대효과도 얻고 있다.
또한 지역마케팅이 해당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 또한 매우 크다.
대체로 성공적인 지역마케팅이 이루어진 지역의 경우 주민들의 성향이 지역 이미지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아담한 네카 강이 가로지르고 있는 독일의 유서 깊은 대학도시 하이델베르크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독일 역사의 중심지였던 고성(古城)이라는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헤겔, 야스퍼스, 괴테 등 세계적인 철학자와 대문호가 산책을 즐겼다는 '철학자의 길'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같은 지역의 특성은 도시 전체를 학구적으로 만들고 지역 주민들에게 높은 '지적 자긍심과 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불투명한 이미지 익산, 기존 인프라 브랜드화에 전략적 투자 절실
익산지역을 잘 모르는 대부분의 외지 사람들이 '익산'하면 처음으로 떠올리는 것이 '이리역 폭발사고', '조류독감(AI)'이라면 새로운 '익산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마케팅이 필요하다.
많은 지역마케팅 사례들을 보면 성공적인 지역마케팅이 매우 어렵고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역에 존재하는 역사 유적, 문화상품, 산업 인프라 등에 인위적인 시도를 통하여 단기간에 새로운 지역 이미지를 구축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둔 사례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단기적 성공사례의 경우 대부분 지자체의 확고한 의지와 준비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볼 때 지역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익산도 이제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시책과 함께 지역의 경제주체 전체에게 엄청난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지역마케팅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지역마케팅을 통한 지역 활성화의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의 창조성과 도전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