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거리로 뛰쳐나온 웅포 주민들

75만평의 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는 웅포관광개발주식회사가 주변일대 3백여 가옥들에 발파피해를 입혔다. 비산먼지로 인한 건강권 위협은 일상이 됐고, 주민들은 쩍쩍 갈라진 건물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잠을 이루지 못한 지 오래다. 지난 해 5월 6일 발파를 시작한 이래 10개월 동안 환경피해를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지난 3월 공사현장으로 달려가 발파를 중단하고 환경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시공회사의 대답은, 공사를 가로막은 3명의 주민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웅포관광개발의 사업시행주체로서 책임당사자인 익산시가 시공회사에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함으로써, 주민들이 결사항전의 전투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고립무원의 지경에 몰리고 있다. 해법은 지극히 단순하여 조기에 해결될 수 있었는데도 익산시가 애써 외면하여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소통뉴스는 익산시와 시공회사가 힘없는 노인들을 상대로 벌이는 위험천만한 기만행위와 탁상게임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상- 직무유기
하- 기만

민선4기가 출범한지 불과 2개월. 짧은 기간 동안 웅포골프장조성공사로 발생한 발파 피해의 손해배상 문제를 놓고 익산시가 보여준 기만행정행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비난을 낳았다.
여기에 더하여 이한수 시장의 무지와 무소신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공무원들의 장단에 놀아나 가뜩이나 환경피해로 피폐해진 주민들의 정신적 공황을 더 심화시켰다는 여론이다. 시장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진정한 의지에서 사안을 검토했더라면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었던 일을 단지 정치적 입장에서 마지못해 대응하는 태도가 엉터리 공무원들의 준동을 허용했고, 문제를 혼란에 빠뜨린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웅포피해대책위는 7월 한달 동안 숨가쁘게 시청의 문을 두드렸지만, 시장이 입회인이라고 주장하는 모르쇠 행태는 지리하게 계속됐다.
그러던 지난 7월 26일 시장이 웅포면 입점리의 여성회관을 방문하여 발파피해 현장을 살핀 뒤, 8월 3일 시장실에서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과 만나면서 문제해결은 급진전되는 듯 보였다.
이한수 시장은 담당공무원들에게 "익산시가 관련법에 따라 웅포관광개발주식회사에 위법사항을 행정조치하라"고 요구하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합의서에 대한 서명은 익산시 고문변호사를 통해 법률적 문제가 명확해지면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웅포피해대책위는 "시장이 입으로는 문제 해결을 약속하면서 모호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혼란을 가중시킨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고 지적한다.
이한수 시장이 이에 앞서, 주민들이 지난 7월 13일 법률적 자문 끝에 완성하여 부시장을 통해 전달한 '주민요구사항'을 미리 살폈고, 7월 18일 시장실에서 웅포피해대책위 주민 40명을 만난 자리에서 '합리적'이라고 인정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8월 3일 주민들이 이한수 시장에게 내민 합의서가 지난 7월 25일 익산시경영개발과에서 작성하여 웅포피해대책위 서정호 대표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점에서, 아직도 법률적 검토를 해야 한다는 이한수 시장의 말을 믿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익산시 담당공무원들은 그동안 웅포관광개발사업 시행자인 익산시와 시공자인 웅포관광개발주식회사 간에 체결한 내부계약을 근거로 익산시 고문변호사의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법률적 책임은 익산시에 없다"는 주장을 해왔는데, 이한수 시장이 거기에 휘둘리고 있는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익산시청내 다른 공무원들은 실소를 금치 못한다. "유권해석은 하급행정청의 신청 또는 질의에 대한 상급행정청의 지령인데 고문변호사가 유권해석을 한다는 자체가 말이 않된다"며 담당공무원들이 당초부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사업시행자의 법률적 책임여부에 대한 유권해석 의뢰는 익산시가 아닌 웅포피해대책위에 의해 수행됐고, 문화관광부는 "익산시가 사업시행자이므로 민원해결의 1차책임자"라고 웅포피해대책위에 답변하기에 이른다.
문광부의 유권해석으로 익산시의 법률적 책임공방의 여지가 없어지자 이한수 시장은 8월 9일, 웅포피해대책위 주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8월3일 합의서 서명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합의서 내용의 단순한 자구수정을 요구하면서, 경영개발과와 웅포피해대책위가 협의하여 최종안을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이에 따라 경영개발과와 웅포피해대책위는 8월 10일과 11일 최종합의서를 성안했고, 8월 14일 익산시장과 웅포관광개발주식회사 상무이사, 웅포피해대책위 등 합의 당사자들이 합의서 서명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 웅포관광개발주식회사 상무이사가 갑자기 "우리는 발파피해를 입힌 적 없다"고 억지를 부려 피해대책위와 쌍방의 설전이 벌어지자 이한수 시장은 다른 약속을 이유로 자리를 뜨면서 "다시 돌아올테니 여기서 기다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한수 시장은 8월 16일 오전까지 시장실에 나타나지 않았고, 이날 출근하던 이한수 시장은 밖에서 기다리는 웅포피해대책위와 조우했으나 이한수 시장이 이유없이 면담을 거부, 격렬한 몸싸움 끝에 경찰의 중재로 면담이 성사됐지만, 이한수 시장은 또다시 "합의서 내용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으나 내가 법적 책임자인지 모르겠다"며 여전히 궁색한 이유를 대면서 서명을 거부했다.
8월 21일 다시 양측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한수 시장은 또다시 합의서 서명 약속을 이행치 않으면서 "웅포관광개발이 민원해결 노력에 소홀하면 행정조치토록 하겠다"는 당연한 행정행위를 약속하면서 주민들을 돌려 세웠다.
급기야 이한수 시장은 9월 4일 웅포피해대책위 주민 5명이 면담을 위해 시청으로 향했다는 일선 면사무소의 보고를 듣고 시청 본관 등 출입문을 봉쇄하는 웃지 못할 촌극을 연출했고, 결국 주민들과 다시 만난 자리에서 역시 공무원을 불러 "익산시가 웅포관광개발에 너무 끌려다니고 있다"며 "익산시가 반드시 민원을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로 사안을 호도할 뿐이었다.
양측은 오는 7일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이날의 만남은 이한수 시장이 어느 정도까지 정치적 입지를 상실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저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소신과 책임회피는 향후 어떠한 정치인도 단호히 버리지 않으면 치명적인 정치생명 단축 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이한수 시장이 또다시 사안을 어물쩍 넘길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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