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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없는 닭사육 '자살행위'
▲ 후진 생육환경 농가들 도산 '명약관화'

특별기획 - AI 풍향계

AI 폭풍에 따른 가금류 생육방법과 환경 개선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월 7일 열린 철새와 조류인플루엔자의 역학관계 정립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철새는 고병원성 AI의 보균개체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차원에서 가금류 생산, 가공, 출하 전반의 생물학적 위생안전체계 구축과 시설환경개선 지원이 전폭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의의 진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통뉴스는 익산지역내 가금류 생육환경의 문제점을 조명해보고, 청정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진단해 본다.<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상- 개황
중- AI와 가금류
하- 대안
"닭이 기침을 할 때 씁니다."
AI경계지역의 한 양계농장주 K씨는 항생제가 주로 언제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답하면서 계사 한 켠의 엔로프록사신이라는 약병 하나를 들어 보인다.
"이건 항생젠데, 호흡기질병에 감염되었을 때 직빵입니다."
K씨는 그러나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계사 안의 모든 닭들에게로 순식간에 전파돼 전재산을 허망하게 잃게 된다는 말을 덧붙인다.
항생제가 닭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는 닭고기를 먹은 사람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K씨는 "알고 있지만, 특히 겨울철에는 항생제가 없이 닭을 키운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고 답했다.
20여일 뒤 출하를 앞두고 있는 K씨의 계사에는 2만마리의 닭들이 발디딜 틈이 없이 빼곡하다. 보온을 강조한 어둠침침한 계사는 사료 먼지인지 닭들의 미세한 속 깃털들 때문인지 탁한 공기로 가득하고 퀴퀴한 냄새가 쩔어있다.
하지만, K씨는 닭 생육환경을 개선할 엄두를 못낸다. 지난해 6억원을 들여 계사를 지었는데, 닭 가공공장으로 납품해서는 매월 빛갚기도 힘겨운 판국인데도, 딱히 다른 판로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K씨는 다만 닭을 출하하는 시기에 임박한 15일 전 쯤부터 항생제 투여량을 줄여, 도계장의 항생제 잔류량 검사를 무사히 통과하는 것이 관심사일 뿐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엔로프록사신은 문제의 병원균을 죽일 수는 있지만, 가금류의 장(腸)에 머무는 캄피로박터라는 변종을 제거하지 못한다. 캄피로박터는 그 자체가 급속도로 증식하며 문제의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유전자를 퍼뜨린다.
전문가들은 또,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세균들 때문에 폐렴이나 결핵 같은 각종 질병 치료 제들이 그 효력을 급속히 상실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미생물학 및 분자유전학과 스테픈 로리 교수는 "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내성이 생기면 그에 향응하는 더욱 강력한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다. 이 치열한 싸움은 기껏해야 무승부로 끝나게 된다"고 세균을 항생제로 극복하려는 인류의 미래를 예측했다.
그런데, 새로운 변종에 대한 항생제를 개발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후진국성 생육환경에서 닭을 생산한다면 닭들의 원인모를 떼죽음으로 도산하는 농가들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통뉴스 공인배 기자 06-12-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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