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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심각성 사회적 공감
▲ '가정내에서 풀어야 한다'통념 깨야, 행위자 상담이 해결 열쇠

[기획특집]가정의 달 바라보기

 1.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지난 17일, 결혼 후 10년 동안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다 넥타이로 남편을 목졸라 숨지게 한 임모(39)씨에 대해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이례적’인 선고를 두고 각계의 반응이 대비되는 것이 흥미롭다. 창원지방검찰청이 “상습적인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건이라도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너무 관대하다”며 항소한 반면, 여성계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헤아린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27일에는, 27년 동안 계속된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남편을 살해한 홍모(53)씨에 대해서 전주지법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전북여성단체연합회 이미정 정책국장은 “징역 15년이라는 검찰 구형에 비하면 다행이지만, 2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폭력에 시달리면서 받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절망감에서 빚어진 우발적 범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친 처벌”이라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두 건의 살인사건에 대해 각기 다른 선고가 내려지긴 했지만, 재판부가 그동안의 남성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인정했다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사회의식의 변화를 반영하듯, 익산의 작년대비 올 상반기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표면상으로 하향곡선을 달리고 있다.

익산가정법률상담소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소장 성보영)의 통계에 의하면 2006년 상반기 가정폭력상담건수는 모두 159건으로 작년대비 42%가 줄었고, 여성의전화부설 가정폭력상담소(소장 하춘자)에서는 올해 104건으로 작년대비 50%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가정폭력이 결코 줄어들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성보영 소장은 “작년부터 교회 등 종교단체에서 자체 내 가정폭력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어 상담이 분산되었을 뿐, 실질적으로 가정폭력이 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춘자 소장은 “통계상 수치는 줄었으나, 상담이나 법적인 조치를 취해봐야 소용없더라는 사회에 대한 불신의 결과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신고 후 법원의 일반형사처벌이나 보호처분을 받기까지는 평균 6개월~8개월의 기간이 걸린다. 때문에 신고해봤자 제 때 보호받지도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를 자극하게 된다는 생각에 신고를 꺼리고 있다는 것. 정말로 심각한 사안들은 음지에 있다는 결론이다.

행위자 상담이 가정폭력의 열쇠
성보영 소장은 “아직도 가정폭력은 가정 내에서 풀어야 한다는 통념이 사회 전반에 도사리고 있다”며, “피해자인 여성은 물론이고, 법을 집행하는 경찰, 검찰, 법원 역시 의식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가부장적 의식에서 벗어나 피해자인 여성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아직도 가정폭력으로 경찰서에 신고하면 무조건 형사상 처벌을 받아 전과가 남을까봐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반인들의 가정폭력 사건 처리에 관한 편견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고한다고 해서 행위자가 꼭 처벌받는 것은 아니며, 중대사건이 아닌 이상 가정보호사건으로 보호처분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인식해 초기에 적극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하춘자 소장은 “가정폭력 해결의 관건은 ‘어떻게 행위자를 변화시키냐’에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행위자 상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 소장 역시 이 부분에 힘을 싣는다. “가까운 전주만 해도 행위자 상담이 올 상반기만 15건에 달한 반면 익산은 작년 한 해 동안 5건이고 그나마 올해는 한 건도 없다”며, "아직도 처벌이나 약식명령 위주의 처리가 만연하며, 이는 검찰이나 법원이 ‘행위자 상담’이라는 효과적인 제도의 중요성을 간과한 반증"임을 짚었다. 이에 상담조건부 기소유예를 적극 활용해 줄 것을 당부하며, 그러나 상담의 강제성 규정이 없어 100%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소통뉴스 엄선주 기자 06-04-2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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